13살에 처음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 선수로서는 다소 늦은 출발이었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야 톱스핀을 제대로 알게 됐고, 졸업 후에는 테니스 코치가 됐다.
하지만 그의 길은 한 번 크게 꺾였다. 가족의 기대 속에서 테니스를 떠나 회계법인에 입사했고, Big Four에서 몇 년간 일했다. 안정적인 커리어를 이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Ethan은 결국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작은 커리어의 이동 대신,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향해 더 큰 도약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쿠알라룸푸르에서 Grip Tennis를 운영하며 자신이 13살 때 만나고 싶었던 그런 코치가 되려 하고 있다.
Q. 먼저 Ethan의 테니스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테니스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테니스를 처음 시작한 건 13살 때였어요. 경쟁 선수로 도전하기에는 꽤 늦은 나이였죠.
제가 서브를 넣고 제대로 포인트 게임을 할 수 있게 됐을 때쯤에는, 다른 테니스 선수들은 이미 정기적으로 대회에 출전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저는 테니스가 정말 좋았고, 주니어 시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경쟁하려고 했습니다.
제 테니스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건 대학에 들어간 뒤였어요. 17살 이후로는 코치도 없었는데, 대학 진학을 위해 쿠알라룸푸르로 이사하면서 완전히 다른 수준의 테니스를 접하게 됐어요.
당시 저는 다른 선수들이 치는 걸 보면서 이제 막 톱스핀을 배우고 있었거든요.
대학 졸업 후에는 지역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주니어 코치로 일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대학 테니스 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무료 레슨을 한 적도 있었지만, 저는 그걸 본격적인 코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진짜 코치로서의 여정은 그때부터 시작됐죠.
Q. 처음 코치 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은 말이 있다고요.
주니어 코치 시절은 쉽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돈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시간도 많았고, 하나씩 배우면서 버텨야 했습니다.
그래도 좋았어요. 특히 사람들과 교류하는 게 좋았고, 제가 가르치는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큰 보람이었습니다.
당시 헤드 코치가 제게 해준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어요.
네 선수는 결국 너처럼 플레이하게 될 거야.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 그 생각이 제 코칭 스타일의 기반이 된 것 같아요.
지금도 코칭을 하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이 오면 그 말을 떠올립니다.
내가 되고 싶었던 모습처럼 그들을 가르치자.
Q. 그런데 한동안 테니스를 떠나 회계법인에서 일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제 여정에도 당연히 장애물이 있었죠.
어느 날 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회계학을 전공해놓고 지금 테니스 코치를 하고 있네.
그래서 아카데미를 그만뒀어요. 그리고 아시아의 착한 아들이라면 으레 그렇듯이, 회계법인에 지원했습니다.
입사한 지 1년쯤 됐을 때 코로나가 시작됐어요. 당시 저희 업무는 실제 문서를 직접 확인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상황이 굉장히 힘들어졌죠.
한번은 20개가 넘는 자료를 요청했는데, 제목도 구분도 없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200페이지짜리 PDF 하나를 받은 적도 있어요.
세로 페이지와 가로 페이지까지 전부 섞여 있었죠.
아마 아무도 감사인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Q. 안정적인 커리어를 떠나 다시 테니스로 돌아오는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4년 정도가 지나고 코로나도 어느 정도 끝나갈 때쯤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회사로 옮길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커리어에서 아주 작은 점프를 하는 대신, 더 큰 도약을 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정말 크게 뛰었습니다.
Big Four 회계법인을 그만두고 다시 테니스 코칭을 시작했어요. 다시 뒤를 돌아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전형적인 아시아 부모님이 기대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를 실패한 사람처럼 느끼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 누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는 동생처럼 회사 생활을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용기는 없었을 거라고요.
저는 회사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 같아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직장 상사는 오히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이야기해줬어요.
가끔 우리는 자신의 걱정과 두려움에 너무 사로잡혀서 앞으로 펼쳐질 것을 바라보는 걸 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앞에는 기대할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Q. 쿠알라룸푸르에서 처음 높은 수준의 선수들을 접했을 때 가장 놀랐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얼마나 많은 걸 모르고 있었는지를 깨달은 게 가장 놀라웠어요.
쿠알라룸푸르에 처음 왔을 때 저보다 훨씬 뛰어난 어린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단순히 공을 더 세게 치는 게 아니었어요.
포인트를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알고 있었고, 톱스핀을 사용하고, 제대로 움직이고, 각 샷에 목적을 가지고 플레이하고 있었어요.
잘하는 주니어 선수들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던 게 아직도 기억나요.
공을 저렇게 움직이게 할 수도 있는 거야?
저는 그때 처음 톱스핀을 배우고 있었는데, 그 친구들에게는 이미 너무 자연스러운 기술이었거든요.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그런 수준의 플레이가 그들에게는 너무나 평범한 일이었다는 거예요.
그 경험을 통해 환경이 선수의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습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자연스럽게 더 성장하게 됩니다.
Q. 그런 경험이 지금 Ethan의 코칭 방식에도 영향을 주었나요?
확실히 그렇습니다.
코치와 함께 특정 기술을 따로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다양한 선수들과 직접 플레이하면서 서로 다른 스타일을 경험하는 것이 훨씬 좋은 발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선수 스스로 자신에게 무엇이 맞는지 찾아야 합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맞지 않는지도 알아야 하고요.
그런 경험을 한 다음 다시 코치에게 돌아와 함께 해결책을 찾고, 다시 코트에 나가 실제로 시도해보는 거죠.
저는 배우고, 경험하고, 적응하는 이 과정이 선수 성장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력 향상에 있어서 실제 경기 경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Q. 선수를 가르치려다가 오히려 선수에게 배운 순간도 있었나요?
정말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순간이 하나 있어요.
코치들은 선수의 문제점을 고치는 데 너무 집중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마.
라켓을 내려.
다리를 움직여.
이런 말을 계속하게 되죠.
그런데 어느 날 한 선수가 제게 말했어요.
자기는 부정적인 지적보다 긍정적인 방식으로 코칭을 받을 때 더 잘 반응한다고요.
잘못하고 있는 걸 말하기보다, 잘하고 있는 부분을 이야기해주고 계속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격려해달라는 거였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크게 깨달았습니다.
제가 코칭한다고 생각했던 말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잔소리처럼 들리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바로 방식을 바꿨는데, 그 선수의 코트 위 반응도 거의 즉각적으로 좋아졌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좋은 코칭이 단순히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아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각 선수가 어떤 방식으로 가장 잘 배우는지 이해하는 것.
그것 역시 좋은 코칭의 중요한 부분이에요.
지금도 제가 다시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의 일을 떠올립니다.
Q. 앞으로 Grip Tennis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언젠가는 Grip Tennis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요.
현재는 공공 테니스 코트를 이용하거나 테니스 코트를 가지고 있는 학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공간을 갖는다면 정말 큰 이정표가 될 것 같아요.
솔직히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에요. 테니스 코트가 피클볼이나 파델 코트만큼 많은 수익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거든요.
하지만 꿈에는 한계가 없잖아요.
계속 앞으로 나가면서 그 꿈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Q. Ethan이 생각하는 Grip Tennis만의 특별함은 무엇인가요?
Grip Tennis는 처음에는 정말 저 혼자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제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팀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사한 일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선수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 이벤트에서 우리 선수들이 만나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특별해요.
테니스는 때로 꽤 외로운 스포츠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그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THP나 Arch Tennis 같은 다른 테니스 아카데미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왔다는 점이에요.
서로를 경쟁자로만 바라보기보다 함께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코트 밖에서도 좋은 친구들이 됐고, 저는 그런 관계들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