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치는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다.
혼합복식 코트에서 김민욱 대표가 유독 자주 들었던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그는 그 말 속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예체능을 전공하고 배우와 모델로 활동했으며, 의류와 주얼리 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온 김민욱 대표.
어린 시절 뉴질랜드에서 처음 테니스를 접한 그는 성인이 된 뒤 다시 코트로 돌아왔고, 다양한 사람들과 테니스를 즐기면서 기존 테니스 모임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하나씩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테니스라는 공통 취미를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서비스 ‘테니스 미트’다.
출시 약 두 달 만에 이용자 2천 명을 넘어선 테니스 미트. 혼합복식에서 시작된 작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하나의 서비스가 됐는지, 그리고 김민욱 대표가 테니스 미트를 통해 만들고 싶은 문화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8살 김민욱입니다.
예체능을 전공했고 예전에는 배우와 모델로 활동했습니다. 이후에는 의류 사업과 주얼리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해왔어요.
평소 테니스를 정말 좋아하는데, 테니스를 치면서 주변에서 테니스 치는 사람과 연애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계기로 최근 ‘테니스 미트’라는 앱을 만들게 됐습니다.
Q. 테니스는 어떻게 처음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렸을 때 뉴질랜드로 유학을 갔는데, 그곳에서 친하게 지내던 뉴질랜드 친구가 같이 테니스를 치자고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꽤 열심히 쳤는데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연기 입시와 학업에 집중하면서 한동안 테니스를 쉬었어요.
성인이 된 이후 다시 테니스를 시작했고, 오픈채팅방이나 테니스 앱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꾸준히 즐기고 있습니다.
Q. 테니스 미트를 만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혼합복식을 치면서 시작됐어요.
혼복을 하다 보면 테니스 치는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듣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구력이 조금 달라도 혼복에 나가면 괜찮은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참여하기도 해요.
그런데 기존 테니스 앱이나 오픈채팅방에서는 상대방 얼굴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 상태에서 구력이나 NTRP 정도만 확인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막상 나가보면 나이 차이가 생각보다 많이 나기도 하고, 서로 기대했던 스타일이 달라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었죠.
처음에는 혼복을 나갈 때 화장도 하고 옷도 신경 쓰면서 기대하고 나갔던 분들이 그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이제는 모자를 쓰고 편하게 나가는 게 익숙해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결국 테니스 치는 사람과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희망사항처럼 되어가는 거죠.
Q. 그렇다면 동호회나 클럽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테니스 동호회나 클럽은 사람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보니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하면 이야기가 빠르게 퍼질 수도 있어요.
더 큰 문제는 헤어졌을 때죠. 이미 주변 사람들과 모두 친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관계가 끝나면 클럽 분위기까지 불편해지고, 결국 한 사람이 클럽을 나와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담 없이 원하는 사람과 조금 더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기존 데이팅 앱과 테니스 미트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큰 차이는 처음 만나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소개팅 앱은 매칭이 되면 처음부터 카페나 식당에서 둘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해야 하잖아요. 아무래도 처음 보는 사람과 그렇게 만나면 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테니스 미트에서는 두 사람이 이미 테니스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있어요.
테니스장에서 같이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서로를 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개팅보다 부담이 훨씬 적다고 생각합니다.
프로필에서도 사진이나 나이, 구력, MBTI, 키 정도의 부담스럽지 않은 정보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Q. 테니스 미트가 단순한 데이팅 앱만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라고요.
맞습니다.
모든 사람이 연애를 목적으로 테니스를 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테니스 치는 사람과 연애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테니스 메이트’와 연애와 관계없이 운동 상대를 찾고 싶은 분들을 위한 ‘오직테니스’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최근에는 테니스를 처음 시작하신 분들을 위해 구력 1년 이하만 이용할 수 있는 ‘테린이’ 옵션도 추가했어요.
생각보다 레슨은 열심히 받는데 실제 코트에 나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레슨만 받다가 결국 테니스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 분들도 비슷한 구력의 사람을 만나 부담 없이 코트에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출시한 지 두 달 정도 만에 이용자가 2천 명을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예상했던 반응인가요?
생각보다 빠르게 이용자가 늘었습니다.
실제로 테니스 미트를 통해 만나신 분들도 생각보다 많아서 앞으로 몇 분을 섭외해 직접 인터뷰도 해볼 생각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지금처럼 활성화됐던 것은 아니에요.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요즘은 테니스 코트 하나 잡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이성과 매칭이 된 뒤 코트까지 함께 잡으려고 하면 오히려 만남 자체가 더 어려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그래서 나온 기능이 ‘사람부터 구할래요’인가요?
맞습니다.
말 그대로 코트를 먼저 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부터 찾는 기능이에요.
남성 회원이 원하는 여성 회원의 프로필을 보고 신청할 수도 있고, 여성 회원 역시 원하는 남성 회원의 프로필을 보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서로 연결되면 먼저 채팅을 하면서 친해진 다음 그때 같이 코트를 예약하는 방식입니다.
이 기능을 추가한 이후 테니스 미트가 훨씬 활성화됐어요. 최근 서비스가 성장하는 데 가장 큰 계기가 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람을 연결하는 서비스인 만큼 안전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많이 고민했습니다.
테니스 미트도 남성 회원이 더 많기는 하지만 여성 회원 역시 생각보다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가입자를 많이 모으는 것보다 남녀 모두가 최대한 안심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우선 누군가 신청한다고 바로 채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상대방이 직접 수락해야만 채팅방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같은 사람에게 계속 신청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한 번 신청한 상대에게는 2주 동안 다시 신청하지 못하도록 제한했습니다.
Q. 남녀의 프로필 사진 등록 기준도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여성분들은 자신의 얼굴이 앱에 많이 노출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는 테니스 메이트를 이용하려면 사진을 세 장 이상 등록해야 했는데, 여성 회원은 조금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필 사진 한 장만 등록해도 사용할 수 있게 했어요.
반대로 여성분들이 상대방을 볼 때 남성의 사진이 한 장밖에 없다면 불안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성 회원은 사진 세 장을 필수로 등록하도록 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이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해서 각자의 입장을 고려해 기능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최근에는 JD테니스장에서 오프라인 이벤트도 진행하셨죠. FILA의 협찬까지 받았습니다.
사실 FILA와 저희가 직접 협업을 제안해서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제가 직접 JD테니스장을 찾아가 대표님과 미팅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대표님께서 테니스 미트를 정말 좋게 봐주셨어요.
그래서 4층 코트를 전부 무료로 대관해주셨습니다.
대표님께서 이왕 이벤트를 하는 거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말씀해주셨고, 그 과정에서 JD 측에서 FILA와 연결해주셨습니다.
덕분에 JD테니스장과 FILA의 협찬을 받아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도 이런 오프라인 활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인가요?
네. 온라인 서비스뿐만 아니라 실제 코트에서도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현재 Wilson과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는데 아직 협의 단계라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테니스 협회와 함께 테니스 오픈 관련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확정되는 내용은 테니스 미트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Q. 처음에는 연애를 위한 서비스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목표가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처음 테니스 미트를 만든 이유는 테니스 치는 사람과 연애하는 것이 더 이상 희망사항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하도록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접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생각이 조금 더 커졌어요.
저도 친구들에게 장난으로 너도 테니스 좀 쳐라라고 말할 정도로 테니스를 좋아하는데,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테니스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레슨만 받다가 실제 코트에 나가지 못하고 테니스를 그만두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런 분들이 테니스 미트를 통해 편하게 사람을 만나고 코트에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테니스 미트를 통해 꼭 보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요?
테니스 미트를 통해 만나서 실제로 연애를 시작하고, 나중에는 결혼까지 하는 커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만큼 중요한 게 테니스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부담 없이 코트에 나가는 거예요.
테니스 미트 때문에 테니스를 조금 더 오래 치게 됐다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서비스를 먼저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이후에는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도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대표님에게 테니스 미트란 무엇인가요?
만약 테니스 미트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저는 그냥 테니스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남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앱을 만들고 직접 운영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제가 테니스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테니스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테니스도 축구나 야구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시장도 더 크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목표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에게 테니스 미트는 단순히 하나의 앱이 아닌 것 같습니다.
테니스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테니스를 즐길 수 있도록 테니스 문화를 키워가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