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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2026.07.14

테니스는 코트 밖에서도 계속된다

테니스인들의 Onlytoon, 원리툰 이강원 님 인터뷰

테니스는 코트 밖에서도 계속된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방법은 꼭 코트 위에서 공을 치는 것뿐일까.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를 찾아보고, 그랜드슬램을 관람하고, 오래된 라켓과 테니스 소품을 모으는 사람도 충분히 ‘테니스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강원 님은 코로나 시기에 테니스를 시작한 7년 차 동호인이다. 테니스 일러스트 계정 ‘원리툰’을 시작으로 테니스 브랜드 ‘노모어베이글스코어’를 론칭했고, 현재는 서울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테니스 소품숍 ‘라켓베어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테니스를 단순한 운동이 아닌 하나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로 알리고 있는 이강원 님에게 그의 테니스 이야기를 물었다.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시기에 테니스를 시작해 어느덧 7년 차 동호인이 된 이강원입니다.

직접 테니스를 치는 것도 좋아하지만 경기를 보는 것도 무척 좋아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동호인이 테니스를 단순한 생활체육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즐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순수 동호인이지만 테니스가 너무 좋아서 ‘노모어베이글스코어’라는 테니스 브랜드를 론칭했고, 지금은 올림픽공원 옆에서 ‘라켓베어클럽’이라는 작은 테니스 소품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 시기에 테니스를 시작한 분들은 많았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가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테니스를 계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테니스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테니스를 시작하기 전에도 여러 스포츠를 즐겼습니다. 운동신경이 아주 나쁜 편은 아니어서 대부분의 운동은 금방 적응했는데, 테니스는 스스로 자괴감이 들 정도로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오기도 생겼습니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텼죠.

돌이켜보면 테니스가 어려웠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조금이나마 더 발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상대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제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테니스를 쳐보자는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Q. 테니스를 시작하기 전과 후, 강원 님의 삶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테니스를 치면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혼자 즐기던 운동이 이제는 부부가 함께 즐기는 운동이 됐고, 테니스가 제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도 훨씬 커졌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즐겁고 재미있어서, 더 알고 싶어서 테니스를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약간 애증의 관계가 된 것 같아요.

테니스가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운동으로서의 테니스를 넘어 라이프스타일로서의 테니스를 알려야 한다는 작은 사명감도 생겼습니다.

테니스는 이제 제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습니다.

Q. 6년째 ‘나마스테니스’라는 클럽도 운영하고 계신다고요. 어떻게 시작된 모임인가요?

테린이 시절에는 기존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함께 레슨을 받던 분들과 소규모 모임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6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매주 한 번씩 모여 함께 운동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남자 네 명이 모여 시작했습니다. 레슨이 끝난 뒤에도 “남아서 테니스 치자”라는 의미를 담아 ‘나마스테니스’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Q. 테니스 활동의 시작점에는 일러스트 계정 ‘원리툰’이 있었는데요. 처음 계정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취미로 그린 여러 그림을 올리기 위해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점차 테니스 그림에 집중하게 됐어요.

코로나 시기에 테니스 붐이 찾아오면서 취미로 테니스를 시작한 이른바 ‘테린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저 역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캐처럼 원리툰을 운영했고, 일러스트가 들어간 티셔츠를 판매하다가 운 좋게 방송에도 출연하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테니스 선수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동호인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습니다.

우연히 만든 테니스 선수 티셔츠에는 댓글이 100개 정도 달릴 만큼 좋은 반응이 있었고, 그 일을 계기로 실제 판매까지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당시의 티셔츠 판매가 테니스 브랜드 ‘노모어베이글스코어’로 이어진 건가요?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된 분들이 테니스 치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티셔츠에 넣어드리는 커스텀 작업을 했습니다. 테니스 클럽의 단체 티셔츠 의뢰도 많이 받았고요.

그러다 서울 신사동의 작은 매장에서 전시를 기획하게 됐고, 그곳에 테니스 콘셉트 숍 ‘센트레코트 가로수’를 열었습니다. 그 공간이 노모어베이글스코어의 시작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의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우연히 백화점 팝업 제안을 받았는데, 팝업에서 판매할 제품을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류까지 생산하게 됐습니다.

이후 약간의 브랜딩을 거쳐 ‘베이글스코어인 6대 0으로 지더라도 즐거운 테니스 라이프’라는 주제로 노모어베이글스코어를 시작했습니다.

Q. 현재는 노모어베이글스코어를 잠시 쉬고 라켓베어클럽에 집중하고 계신다고요. 새로운 공간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노모어베이글스코어는 잠시 쉬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라켓베어클럽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백화점 팝업 위주로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니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기도 했고, 테니스 의류를 계속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두 브랜드가 추구하는 성격도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올해 초, 테니스의 황금기였던 1990년대의 분위기를 담은 오프라인 공간인 라켓베어클럽을 만들게 됐습니다.

Q. 라켓베어클럽은 어떤 공간인가요?

그동안의 과정은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작업해둔 그림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예전부터 감도 있는 오프라인 테니스 숍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해외에 나가면 오래된 테니스 숍이나 스트링 숍을 찾아가곤 합니다. 그런 공간에는 오래된 라켓부터 빛바랜 추억의 사진까지, 마치 테니스 역사박물관처럼 재미있는 물건이 가득합니다. 한참을 구경하다가 나오곤 했죠.

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테니스를 시작하고, 언제든 테니스를 즐기는 문화가 형성돼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테니스의 운동적인 부분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어 추억이 담긴 나무 라켓조차 쉽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30년 이상 테니스를 친 분들에게 예전에 사용하던 나무 라켓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이사하면서 버렸거나 분실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라켓은 오랫동안 운동을 위한 도구일 뿐, 추억을 간직하거나 수집할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테니스를 즐기는 장소가 코트로만 한정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Q. “꼭 테니스를 쳐야만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신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테니스를 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도 있지만, 클럽의 텃세나 부상, 육아를 비롯한 여러 사정으로 테니스를 그만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꼭 테니스를 직접 쳐야만 테니스를 즐길 수 있을까요?

좋아하는 테니스 선수를 응원하거나, 그랜드슬램을 직접 관람하러 가거나, 테니스와 관련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넓은 의미에서는 모두 테니스 러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테니스가 하나의 산업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라켓베어클럽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으로 시작한 공간입니다. 제가 그린 테니스 그림과 테니스를 시작한 뒤 조금씩 모아온 빈티지 아이템을 소개하면서, 오랜 역사를 가진 테니스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앞으로 라켓베어클럽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나요?

지금은 작은 테니스 소품숍이지만, 앞으로는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오프라인 커뮤니티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꼭 테니스를 잘 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편하게 방문해 테니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오래된 라켓과 다양한 소품을 구경하면서 테니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코트 위에서뿐만 아니라 코트 밖에서도 테니스를 계속 좋아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강원 님에게 테니스란 어떤 의미인가요?

테니스는 참 정직한 스포츠입니다.

운동신경이 좋더라도 구력이 높은 사람을 쉽게 이길 수 없고, 일주일에 한 번 치는 사람이 세 번 치는 사람을 따라잡기도 어렵습니다.

내가 애정을 가지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만큼 돌아오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내 모습에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테니스가 자신의 삶에서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겁니다.

저 역시 혼자 즐기던 테니스를 이제는 가족과 함께 즐기게 되면서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