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KO TEN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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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2026.06.25

안 모이면 그냥 단식하면 된다

파리에서 라켓을 잡은 테니스인, 이재영 님 인터뷰

안 모이면 그냥 단식하면 된다

프랑스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대회가 있다.

매년 파리에서 열리는 롤랑가로스. 붉은 클레이 코트 위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 프랑스는 테니스가 아주 일상적인 나라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실제로 프랑스에 사는 사람들은 테니스를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

한국처럼 레슨을 받고, 클럽에 나가고, 게임을 잡을까.

테니스가 끝난 뒤에는 같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실까.

코트 위 매너나 플레이 스타일은 한국과 얼마나 다를까.

레츠코가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테니스인 이재영 님에게 물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금 프랑스 어느 지역에 살고 계시고, 테니스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재영이라고 합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고, 테니스는 2023년 1월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프랑스에는 언제부터 거주하셨나요? 테니스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하신 건가요?

프랑스에는 2018년부터 살기 시작했습니다.

테니스는 프랑스에 와서 처음 라켓을 잡게 되었어요.

코로나 이후 살이 급격하게 찌기도 했고, 교회 형이 “테니스 한번 시작해볼래?”라고 권유해준 게 계기였습니다. 그 당시 그 형이 일주일에 한 번씩 포핸드와 백핸드를 알려주었습니다.

Q. 한국에서는 테니스를 시작할 때 레슨비가 진입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테니스 교육 환경은 어떤가요?

프랑스 테니스 교육은 대부분 동네 클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클럽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그룹 레슨을 받거나, 레슨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개인 코치를 구해서 배우는 방식입니다.

개인 레슨을 받을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코트를 예약한 뒤, 코치에게 1시간에 최소 40유로 정도를 지불합니다. 한국 돈으로 약 7만 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에 코트비까지 합치면 대략 1시간에 9만 원 정도 들어갑니다.

금액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그룹 레슨을 통해 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클럽 가입비는 1년에 약 50만 원 정도인데, 가입비와 코트비, 레슨비, 대회 참가 자격, 프랑스테니스협회 회원 자격이 포함된 구성입니다.

Q. 프랑스는 테니스가 조금 더 대중적인 스포츠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용만 보면 현지인들에게도 쉽지만은 않겠네요.

프랑스에서도 테니스는 귀족 문화 스포츠라는 인식이 있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프랑스에는 큰 대회가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테니스에 대한 문턱을 조금 낮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롤랑가로스 같은 대회가 프랑스 사람들에게 테니스를 더 가깝게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Q. 한국과 프랑스의 테니스 문화 중 가장 다르다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 테니스 문화는 아무래도 동방예의지국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서브를 넣을 때 인사를 하잖아요. 처음에는 그 문화가 조금 어색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서브를 넣을 때 그냥 공을 내밀며 “나 이제 서브한다”는 행동을 한 뒤 게임을 시작합니다.

지금은 프랑스에서 한국분들과 치면 저도 인사를 하고 있어요.

또 공을 줄 때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크게 상관없이 공을 주는데, 한국에서는 건너편 상대방 공을 먼저 준 뒤에 우리 편 공을 받는 문화가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Q. 한국에서는 실력이나 레벨을 많이 신경 쓰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그런가요?

네, 프랑스에서도 레벨을 신경 씁니다.

프랑스에는 FFT, 그러니까 프랑스테니스협회가 정해준 레벨이 있습니다. 사람을 구할 때도 최소 몇 레벨 이상인지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랠리가 잘 안 되면 서로 재미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레벨을 이야기하고 맞춰서 치는 편입니다.

Q. 재영 님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테니스를 즐기시나요?

저는 주로 앱을 통해 새로운 분들과 매칭해서 테니스를 칩니다.

또 교회에서 만든 테니스 클럽이 있는데, 그곳에 있는 분들과 치기도 하고, 단식 대회에도 나가는 편입니다.

프랑스도 한국처럼 클럽 간 교류전이 활발하게 열립니다.

프랑스는 바캉스가 많아요. 예를 들면 2월에는 2주 공부하고 2주 스키 바캉스로 쉬고, 4월에는 부활절 바캉스로 2주를 쉽니다.

학생들에게 방학이 많다 보니 클럽도 이 시기에 쉬는 경우가 있고, 이런 때 클럽 교류전이 많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Q. 한국에서는 테니스가 끝나면 식사나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어떤가요?

친한 사람들과는 맥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테니스가 끝나면 그냥 돌아가는 편입니다.

Q. 프랑스 사람들과 테니스를 쳐보면 플레이 스타일에서 한국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나요?

프랑스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테니스를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어릴 때 했다가 쉬고, 나중에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그래서 공 구질이 정말 날것 그대로인 느낌이 있습니다.

조금 표현하자면 야생의 느낌이 가득하다고 해야 할까요. 본인이 치고 싶은 대로 공이 날아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예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한국분들의 공은 레슨에서 배운 일정한 스윙과 똑같은 자세로 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의 공은 조금 더 자유롭고, 한국 사람들의 공은 조금 더 정돈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Q. 경기 중 매너나 라인콜 매너는 어떤 편인가요?

경기 중 매너는 좋은 편입니다.

대회 중에 콜을 외치면 바로 수용하는 편이고, 애매한 경우에는 다시 하기를 통해 게임을 진행합니다.

Q. 프랑스 테니스 문화에서 한국 테니스인들이 배워도 좋겠다고 느낀 점이 있을까요?

프랑스 테니스 문화에서 좋다고 느낀 건 자유로움입니다.

한국은 공간 제약이 많다 보니 주로 복식 문화가 많이 형성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인원이 다 모이지 않으면 게임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복식을 하려고 모였다가도 인원이 부족하면 “그럼 단식하자”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모이든 안 모이든, 본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유로움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Q. 프랑스에서 테니스를 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친구와 1박 2일로 테니스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7시간 동안 단식을 치고, 샤워 후에 마신 맥주는 평생 마신 어떤 맥주보다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식사와 함께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가 가장 추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직접 테니스를 친 건 아니지만, 2024년 롤랑가로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해 비가 많이 와서 선수들 경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조코비치와 무세티의 5세트 풀 경기를 7시간 동안 봤습니다. 밤 10시 30분쯤 시작해서 새벽 3시 10분쯤 끝난 경기였는데, 그 순간도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Q. 프랑스에서 테니스를 치는 삶은 재영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한때는 테니스가 잘 안 돼서 그만두려고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같이 여행을 갔던 친구가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했고, 주변에서도 도와주겠다고 해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테니스가 다시 재미있어졌습니다.

이제는 테니스에 미쳐 있는 한 사람으로, 죽을 때까지 함께해야 할 운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제 삶에서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Q. 앞으로 프랑스에서 테니스를 어떻게 즐기고 싶으신가요?

지금처럼 대회도 나가보고, 대회도 열어보고,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공도 받으면서 성장하는 테니스로 즐기고 싶습니다.

가끔씩 테니스 여행도 가면서요.

Q. 마지막으로 레츠코 테니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레츠코 테니스 독자님들, 항상 즐겁게 그리고 다치지 않게 테니스 치시길 파리에서 응원하겠습니다.

혹시 파리에 오셔서 테니스를 치고 싶으시다면 문의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