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닉네임은 공테일이고, 의왕과 양재에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테니스 구력은 3년입니다.
공테일이라는 이름부터 눈에 걸렸다.
뜻을 묻자 "공 없이 적는 테니스 일기"라고 했다. 테니스 이야기를 필터 없이, 편하게 하고 싶어서 붙인 이름이라고 했다. 이름만 들어도 어떤 사람인지 조금 보였다. 코트 안에서만 테니스를 치는 사람이 아니라, 코트 밖에서도 계속 테니스를 생각하고 정리하는 사람.
테니스의 시작은 의외로 단순했다.
한창 헬스장에 다니던 때였다고 했다. 그런데 오가는 길에 새로 지은 테니스장이 보였고, 어릴 때부터 한 번쯤 쳐보고 싶었던 운동이라 결국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시작하고 나서는 빠르게 방향이 바뀌었다. 테니스에 꽂히고 나서는 헬스를 바로 그만뒀다고 했다.
처음 테니스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는 분명했다.
우아해 보였고, 고급 스포츠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전혀 다른 얼굴이 있었다.
"실제로 해보니, 정말 어렵고 치사한 운동이더라고요~"
테니스를 조금이라도 오래 친 사람이라면, 이 말이 왜 웃기면서 정확한지 바로 안다. 생각대로 안 되고, 실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순간도 있고, 사람 때문에 더 어려워질 때도 있다. 공테일 님은 그걸 꽤 빨리 알아버린 쪽이었다.
특히 동호회에 들어가면서 그 감각은 더 선명해졌다고 했다.
그는 스레드에 "동호회는 테린이 가입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라고 적은 적이 있다. 직접 겪은 이야기냐고 묻자, 밤새 얘기할 수 있지만 요약하자면 그렇다고 했다. 거의 넷이 하는 운동이다 보니, 구력 수십 년의 어른들이 있는 동호회는 테린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력 외적으로도 많은 걸 증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공테일 님이 속한 클럽은 바로 위 선배가 본인과 스무 살 차이가 난다고 했다. 그 20년의 공백이 왜 존재하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사실 그 한마디 안에 많은 것이 들어 있었다. 그는 그 안에서 결국 증명했고, 살아남았고, 인정받았다고 했다.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 과정이 쉬웠을 리는 없었다.
지금 그의 일상은 거의 테니스 중심이다.
평일에는 계절에 따라 저녁 6시 혹은 7시부터 10시까지, 거의 매일 코트에 나가며 주말에는 대회에 나간다. 고정 클럽에 있다 보니 따로 예약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크다고 했다. 말 그대로, 일상 안에 테니스가 깊숙이 들어와 있는 사람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준우승했던 단식 대회를 꼽았다.
한여름 땡볕에서 경기를 했는데 16강과 8강을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바람에, 무더위 속에서 허벅지부터 복근까지 쥐가 심하게 났다고 했다. 그런데도 참고 결승까지 뛰었다고 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엔 복도에 뻗어 있었다고 했다. 그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쥐도 실력이죠"
짧은 말이었지만, 진심이 느껴졌다.
끝까지 버틴 것도 결국 실력의 일부라는 뜻일 테니까.
공테일 님은 자신의 성장을 꽤 분명한 패턴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대회 참가 - 부족함 개선 - 슬럼프 - 계단식 상승"
가끔 슬럼프를 겪는데, 그 슬럼프가 끝나는 순간 실력이 확 오른다고 했다. 대회에 나가고,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다시 손보고, 정체기를 지나고, 그러다 한 단계 올라서는 식이라고 했다.
자신 있는 샷도 분명했다.
주로 애드코트에 서고, 백핸드 역크로스 앵글과 스매싱에 자신 있다고 했다. 반대로 고치고 싶은 것도 구체적이었다. 듀스코트에서 상대 서브가 T존으로 강하게 들어올 때, 백핸드를 당겨치려는 경향이 있어 센터에 있는 전위 포핸드 발리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자기 테니스의 장점과 약점을 꽤 정확하게 보고 있는 쪽이었다.
테니스를 하며 가장 많이 쓴 돈은 아마 레슨비일 거라고 했다.
그만큼 꾸준히 배우며 쳐왔지만, 그렇다고 테니스 때문에 유난히 괴로웠던 시기가 있었던 건 아니라고 했다. 그나마 완전 테린이 때 넘어져 손목을 다쳐 한 달 쉬었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테니스가 아니었으면 절대 못 했을 경험도 있었다.
클럽 활동을 하면서 50대에서 70대의 어르신들을 "형님"이라고 부르게 됐고, 테니스를 치며 기성세대와 소통하는 걸 많이 배웠다고 했다. 처음 만난 어른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운동 하나가 사람을 완전히 바꿔놓는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대화하는 범위와 관계 맺는 방식은 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답이었다.
같이 치고 싶은 사람 유형을 묻자, 대답도 분명했다.
당연히 잘 치는 사람, 그리고 분위기를 밝게 이끌고 배려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반대로 힘든 사람은 승부욕을 감정적으로 드러내는 사람, 자기 즐거움만 중요하고 배려를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테니스는 성격처럼 친다고. 짧은 대답이었지만, 어떤 사람과 오래 코트에 서고 싶은지가 그 안에 다 들어 있었다.
5년 뒤에도 테니스를 치고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엔 망설임이 없었다.
당연히 그렇다고 했다. 테니스는 인생 취미라고 했다. 구력 8년쯤 됐을 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리고 누군가 자기에 대해 물었을 때 "그 친구 공도 잘 치고 사람 참 괜찮다"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테니스는 참 좋은 취미지만, 이 좋은 취미를 계속 가져가기엔 크고 작은 어려움도 많다고 했다. 그래서 각자 삶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테니스를 잘 즐기고, 테니스를 통해 인생의 여러 고난을 잘 이겨내며 건강한 삶을 누리길 응원한다고 했다.
공도 잘 치고, 사람도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마지막 문장은 어쩌면 그가 어떤 테니스를 치고 싶은지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공테일 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