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90년생, 준케이입니다. 테니스는 2024년 5월에 시작했고, 이제 곧 꽉 찬 2년이 됩니다. 보통은 주 2회 정도, 한 번 칠 때 2시간씩 즐기고 있어요.
준케이 님의 테니스는 날짜가 또렷하다.(스레드 프로필에 적혀져 있다.)
2024년 5월 1일. 시작한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는 첫 출발이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 단체 레슨이었기 때문이다. 월초부터 등록해 시작한 수업이라 날짜가 자연스럽게 머리에 남았다고 했다. 지금은 주로 평일 밤 8시부터 10시 사이, 퇴근 후 코트를 찾는다. 아이가 있어 주말은 쉽지 않고, 평일 밤이 사실상 자기 시간이 됐다고 했다.
처음엔 괜찮은 시작처럼 보였다고 했다.
공공시설 단체 레슨이라 비용이 저렴했고, 테니스를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선 부담이 덜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1 대 10 수업이었다. 재밌긴 했지만, 수업이라기보다는 다 같이 우르르 모여 한 번씩 치고 넘어가는 데 가까웠다고 했다. 줄 서서 한 번 치고 또 기다리는 방식. 그래도 그는 두 달쯤 지나 윗반으로 월반했다. 본인 말로는 남들보다 조금 빨리 배우고, 실력도 빨리 느는 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월반을 해도 여전히 많이 칠 수 없다는 답답함은 남았고, 그 무렵부터 개인 레슨을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테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원래 운동을 좋아했고, 협력업체 소장님이 테니스를 20년 넘게 친 사람이었다고 했다. "한 번 해봐라.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다." 그 말이 시작이었다. 그 뒤로 소장님과 직접 게임을 같이 치진 않았지만, 박스볼도 던져주고 개인 레슨으로 넘어갈 때는 유명한 코치도 소개해 줬다고 했다. 누군가가 "너 이 운동 잘 맞을 것 같다"라고 말해주는 순간이 있다. 준케이 님에겐 그게 테니스의 시작이었다.
처음 라켓을 잡았을 때는 조금 당황했다고 했다.
누구나 그렇지만, 본인은 잘할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공이 잘 안 맞았고, 그제야 이 운동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러다 코치와 랠리가 세 번, 다섯 번 이어질 즈음 흠뻑 빠졌던 것 같다고 했다. 잘 맞는 한 방보다, 공이 이어지는 몇 번의 감각이 더 크게 남았다. 준케이 님의 테니스는 아마 그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건 부상이 아니라 정체기였다.
실력은 직선으로 오르지 않고 계단처럼 올라간다는 걸 몸으로 겪었다고 했다. 처음 크게 답답했던 건 잘 되던 포핸드가 갑자기 안 될 때였다. 아웃되고, 네트에 걸리고, 감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때는 조금 더 몸을 쓰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렇게 다시 감을 찾았고, 공도 조금씩 좋아졌다고 했다. 지금도 발리가 생각처럼 잘 안되서 몸을 더 쓰면서 조금 더 편하게 해보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반대로, 한 단계 올라섰다고 느낀 순간도 있었다.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갑자기 공이 잘 보이기 시작했을 때라고 했다. 예전엔 뛰고 치느라 바빴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공이 조금 더 잘 보이고 상대도 보여서 내 생각대로 공을 칠 수 있는 장면이 생겼다고 했다.
"드디어 넘기기만 한 게 아니라 스토리가 생기기 시작한 거죠."
레슨 방식도 여러 번 바뀌었다.
2024년 11월쯤 소장님 소개로 개인 레슨을 시작했지만, 2025년 3월 부산으로 이사하면서 4개월 만에 끝났다. 그 뒤에는 집 근처 클럽에 가입해 게임 위주로 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다시 레슨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클럽 게임을 하는데 발리는 안 되고, 스트로크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너무 분명했기 때문이다. 원 포인트 레슨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다. 발리가 조금 나아지면 잠시 멈출지, 계속할지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했다.
장비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엔 소장님이 라켓과 장비를 다 챙겨줘서 이름 모를 윌슨 라켓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다 단체 레슨 코치가 라켓과 스트링 상태를 짚어주면서 처음으로 장비의 세계를 알게 됐다고 했다. 그 뒤로는 헤드 그래핀 360 계열을 거쳐서 스피드, 그래비티, 프레스티지까지 돌아 프레스티지에 한동안 정착했다. 부산 클럽에 가서는 형님들이 왜 그렇게 어려운 라켓을 쓰냐고 해서 또 여러 자루를 바꿔봤고, 지금은 블레이드 V9 98오픈에 정착해 4~5개월 정도 쓰고 있다고 했다.
첫 대회는 2025년 3월, 1년 미만 대회였다.
그 당시 허세는 하늘을 찔렀고,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원래 대회를 꼭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크지 않았는데, 5개월 친 회사가 동기가 자기 캐리를 좀 해달라고 해서 나가게 됐다고 했다. 예선은 통과했고, 본선 32강에서 탈락했다. 상대는 아는 형님들이었고, 이미 전력상 내가 우위라는 걸 알고 있어서 자만했던 게 패배 원인이었다고 했다.
대회가 끝난 뒤 그는 그날 경기를 그냥 감정으로 넘기지 않았다.
스레드에 "긴장-몸 굳음-실수-멘탈 흔들림-집착"이라고 적어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실수를 최소화하고 싶었고, 글로 써놓고 한 번 더 상기하는 건 분명 효과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통 사람은 패배를 속상함으로 끝내는데, 그는 그 패배를 구조로 바꾸려 했다. 그 습관이 결국 다음 결과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1년은 꽤 많은 걸 바꿔놓았다.
첫 대회는 32강 탈락이었지만, 그때 예선에서 만난 팀과 부산에서 친분을 쌓게 됐고, 그중 한 명과 2025년 12월 2년 미만 대회에 나가 우승했다. 얼마 전인 2026년 3월 22일에는 3년 미만 대회에서 100팀이 참가한 가운데 8강까지 갔다고 했다. 본인이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기술보다 경기 태도 쪽에 있다고 했다. 첫 대회는 파트너가 문제였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그 뒤로는 최대한 실수하지 말자, 욕심내지 말자, 랠리 해줄 땐 해주고 끝내야 할 땐 끝내주자, 그런 생각이 커졌다고 했다. 요즘은 특히 멘탈이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지금 가장 고치고 싶은 걸 하나만 꼽아달라고 하자, 그는 오히려 하나를 고르지 않았다. 아직은 전체적인 기술을 더 익힐 때인 것 같고,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 보니 하나만 떼어 고치기보다 전체를 먼저 갈고닦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다음 대회는 이번 달 25일, 4년 미만 대회다.
같은 클럽 동생과 나가기로 했고, 목표는 입상보다 내 공만 치고 오자, 후회 없이 하자 쪽에 가깝다고 했다. 허세로 시작했던 첫 대회와는 많이 달라진 말이다. 그 사아에 패배가 있었고, 우승이 있었고, 또 8강이 있었다. 지금의 준케이 님은 이기는 것만큼 자기 공을 끝까지 치는 쪽을 더 중요하게 보는 사람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5년 뒤 어떤 테니스를 치고 있으면 좋겠느냐고 묻자, 그는 꽤 또렷한 그림을 말했다.
전국신인부 우승을 하고, 오픈부에 도전하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같이 치는 사람들도 비슷한 사람들이 되어 있을 거고, 그때도 아마 주 1~2회 정도 치면서 시간 맞춰 대회도 나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웃으며 덧붙였다. 오히려 더 빠져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준케이 님의 테니스는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로 시작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치면 칠수록 더 잘하고 싶어졌고, 막히는 순간마다 다시 배우는 쪽을 택했다. 첫대회에서는 자만으로 졌고, 그 뒤에는 우승도 했다. 그래서 지금 준케이 님의 테니스는 완성된 이야기라기보다,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준케이 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