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KO TEN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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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2026.05.04

눈치 보지 않고 치려고 만들었다

첫 코트의 가시방석 끝에서, 테린이들이 다시 나오고 싶어지는 방을 만들기까지

눈치 보지 않고 치려고 만들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우언칠 대빵으로 알려진 91년생 김규정이라고 합니다.

이 인터뷰는 이름보다 별명에서 먼저 시작됐다.

보통은 본명이 먼저 나오고, 별명이 그 뒤를 따라온다. 그런데 규정님은 달랐다. "우언칠 대빵"이라는 말이 자기소개보다 먼저 붙었다. 원래는 다들 방장님, 꾸꾸님이라고 불렀는데, 우언칠을 더 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인스타를 열고 스레드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대빵"이라는 말을 쓰게 됐다고 했다. 스레드의 분위기상 조금 더 편하고 장난기 있는 말투가 자연스럽게 붙었다고 했다. 꾸꾸라는 별명은 본명 규정에서 나왔다. 어릴 때부터 외할아버지가 불러주던 이름이었고, 지금도 현실에서 그렇게 통한다고 했다.

테니스는 작년 4월에 시작했다.

딱 1년이 됐다고 했다. 시작 계기를 묻자, 의외로 그녀는 "어떻게 시작했는지 사실 잘 기억도 안 난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이 하고 있었고, 원래는 운동을 싫어해서 숨 쉬는 것도 귀찮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민트 라켓을 찾고 있었고, 그게 헤드 붐이었다고 했다. 목적도 없었고, 별생각 없이 시작한 운동 같았다고 했다. 그런데 그 담담한 말과는 다르게, 테니스는 꽤 빨리 그녀의 안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그녀는 오히려 처음부터 진심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라켓으로 공을 쳤을 때의 느낌과 소리가 너무 좋았고, 애매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했다.

문제는 첫 코트였다.

오픈 채팅방을 찾아 들어가고, 코트에도 나갔다. 그런데 거기서 처음 마주한 건 설렘보다 눈치였다고 했다. 레슨도 시작하기 전이었고, 친구가 대충 알려준 포핸드 하나로 버티려니 너무 바보 같았다고 했다. 서브는 당연히 못했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말은 테린이 방이었는데 정작 테린이는 자기밖에 없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못 뛴다고 눈치를 주고, 공을 못 칠 때마다 쳐다보는 시선도 있었다고 했다. 그 자리가 너무 가시방석 같았다고 했다.

그날 집에 돌아가는 길, 마음은 꽤 분명했다고 했다.

"너무 허무했어요. 챙겨준다더니, 이게 뭐가 챙겨주는 건가 싶었죠. '다신 여기 일정 나오나 봐라'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그 뒤로는 진짜 안 나갔어요."

누군가는 그런 자리에서 테니스를 접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규정님은 떠나는 대신 다른 쪽으로 움직였다. 다음 코트는 예전에 가르치던 학생과 함께 나가고 싶어 직접 잡았다고 했다. 그런데 둘이서 코트를 치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다른 방에 진짜 빌고 사정해서 같이 치고 난 뒤, 둘은 결국 결론을 냈다.

"이러다가 우리 절대 못 는다. 방 만들자."

그녀는 그 결정이 천천히 쌓인 결과라기보다, 갑자기 내려진 쪽에 더 가까웠다고 했다. 우언칠은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부터 거창한 그림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비슷한 구력의 두 사람이, 눈치 안 보고 같이 늘고 싶어서 만든 방에 더 가까웠다. 처음엔 규정님이 방장을 맡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결국 둘이 실랑이하다가 본인이 맡게 됐다고 했다. 우언칠이라는 이름도 지피티를 여러 번 돌려 정했고, 처음 공지는 "우리 방 규칙 없음"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방은 어느새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됐다.

하지만 우언칠의 시작을 설명하는 데 숫자보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잘 치는 사람들의 판이 아니라, 눈치 보였던 사람이 다시는 그런 기분을 겪고 싶지 않아 만든 판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우언칠의 방향은 꽤 분명하다.

규정님은 처음 다른 방들을 둘러보며 느꼈던 걸 오래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테린이가 오면 잘 챙겨주자, 코트에 나오는 그 처음이 어려우니까 자주 나오게 하자. 지금 그녀가 우언칠을 설명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눈치 안 보고 재밌게 치고 싶어 만들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눈치 안 보고 배우는 구조다 보니 지금의 우언칠이 됐다고 했다. 아마 우언칠은 테린이가 계속 나오고 싶어지는 방, 그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일 것이다.

물론 사람이 많아지면 문제도 따라온다.

술자리, 파벌, 규정을 싫어하는 사람들, 이유 없이 방장을 디스 하는 사람들. 그녀는 본인이 꽤 똑 부러지는 성격이라고 했고, 실제로 규정을 두고 시비를 거는 사람들에게는 조곤조곤 팩트로 대응했다고 했다. 다만 그 일을 지나며 후회도 남았다고 했다. 본인은 참다가 말한 거였지만, 누군가에겐 감정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뒤로 우언칠은 더 구조적인 방이 되어갔다. 일반과 코어를 나누고, 일정 책임제와 비용, 정산, 규칙도 더 선명하게 세웠다. 처음에는 규칙 없음을 내세웠던 방이, 이제는 모두가 편하게 활동하기 위해 작은 규칙을 더 촘촘히 세우는 곳이 된 셈이다.

그런데 규정님의 욕심은 생각보다 단순하고도 솔직했다.

거창하게 돈을 벌겠다는 말보다, 언젠가 윌슨에서도 우언칠을 알아보는 날까지 가보고 싶다고 했다. 다른 클럽이 휠라 협찬을 받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지원받은 걸 봤을 때 너무 부러웠다고도 했다. 방장은 얼마나 뿌듯할까 싶었다고 했다. 협찬을 받아 잘하는 사람들에게 챙겨주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앞에 와 있었다. 우언칠은 아직 사업이라기보다 애정에 더 가까운 구조처럼 보였다. 누군가가 잘해서 챙겨주는 구조가 아니라, 같이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더 예쁘게 밀어주고 싶은 구조. 그게 우언칠의 마음에 더 가까워 보였다.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을 묻자, 그녀는 인원이 100명이 넘었다는 것도 물론 뿌듯하지만, 실제로 꾸준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더 크게 남는다고 했다. 그런데 무엇보다 힘이 되는 건, 누군가가 "방장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행사 참여해 주세요" 같은 말을 해줄 때라고 했다. 그럴 때면 아, 내 편이 있구나, 누군가는 이 수고를 알아봐 주는구나 싶다고 했다.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는 첫 교류전을 꼽았다.

우리끼리만 치다가 다른 사람들과 처음 해보는 테니스였다. 상대 팀은 우리보다 구력이 더 있어 보였고, 그래서 다들 긴장했다고 했다. 규정님은 우언칠 20명에게 다치지 말고 즐겁게 치고, 매너는 꼭 지키자는 걸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다들 생각보다 훨씬 승부욕이 있었다고 했다. 본인도 뒤에서 꽤 많이 연습했지만 결과는 3승 1무. 웃으며 말했지만, 그 안에는 방장으로서 괜히 구데기 소리 듣기 싫어 더 준비했던 마음도 같이 들어 있었다.

비슷한 테니스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런 커뮤니티 같은 곳은 진짜 라켓 처음 잡고 테니스를 처음 치는 사람들에겐 희망 같은 곳이라, 대충 이런 거 말고 진심이 아니거나 또는 노력을 하지 않을 거면 만들지 말아라"

그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언칠은 그냥 만들어진 방이 아니라, 테린이의 허무함과 예민함, 그리고 다시는 그런 자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쌓여 생긴 공간이기 때문이다. 시작은 가벼워 보여도, 운영은 결고 가볍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녀는 우언칠을 이렇게 소개했다.

"눈치 안 보고 재밌게 치고 싶어 만들었고, 현재도 많은 분들이 눈치 안 보고 배우는 구조다 보니, 지금의 우언칠이 되었는데, 한 번 와보시면 왜 계속 나오게 되는지 알게 되는 곳이에요 :)"

눈치 보지 않고 치려고 만들었다는 말이 꽤 오래 남는다.

그건 단순히 편한 방을 만들었다는 뜻이 아니다. 처음 오는 사람도 너무 작아지지 않게, 잘 못 쳐도 다시 나오고 싶게, 못 치는 시간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과정이 되게 만들고 싶었다는 뜻에 더 가깝다. 우언칠은 어쩌면 그런 마음으로 커진 커뮤니티다. 그리고 규정님은 그걸 "대빵"이라는 가벼운 이름 아래, 생각보다 아주 진지하게 끌고 가고 있었다.

우언칠은 그런 곳이었다.

처음 코트에서 받은 눈치를, 누군가에겐 주지 않으려고 시작한 방.

그리고 이제는 정말로, 왜 자꾸 계속 나오게 되는지 한 번쯤 궁금해지는 방.

대빵이 다른 건 몰라도 이 말은 꼭 전해달래요!

“사랑해, 우언칠.” 🥰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규정님, 감사합니다.